꿈과 사랑

황동규 시인의 "즐거운 편지"

이영범 2008. 1. 15. 15:1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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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즐거운 편지"
        내 그대를 생각함은
             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
             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
             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
             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.
               
             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
             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
             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.
                 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.
                 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.
                 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.
                 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
                 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.
                  황동규 시인의 "즐거운 편지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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